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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3.1운동과 오늘의 한국 기독교 - 박종화 목사 (말씀)
한복협  2021-03-12 10:08:18, 조회 : 103, 추천 : 35

                                        진리가 너희를 자유하게 하리라
                                               (요한복음 8:32)




                                                                                               박 종 화 목사
                                                                             (한복협 자문위원, 경동교회 원로)



요한복음 8:32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오늘 우리는 3.1운동 102주년을 맞이합니다. 우리의 선조들은 일제 식민지에 저항하여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상화)라는 집단적인 분노의 절규에 기독교인들을 비롯하여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해답을 내어놓았습니다. 온 민족의 이름으로 발표된 <3.1 독립선언서>에서 일제 식민통치에 강탈당한 조국의 “자유와 독립, 민주와 복리, 평화와 상생”의 “봄”을 기어코 다시 이 땅에 심고 가꾸고 열매 맺게 하겠노라고 세계만방에 선포했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3.1운동은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큰 울림이 되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사건을 구원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구체적인 역사개입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이듯이, 3.1운동은 한반도에서 하나님이 베푸신 구원의 역사가 출범하는 신호라고 믿습니다. 그것은 이 백성을 “자유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역사가 담고 있는 “진리”입니다.

무서운 헌병통치 하에서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는 어불성설이었습니다. 식민통치체제가 규정한 “정교분리”의 원칙을 따라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예배”와 같은 집회나 겨우 용인되었을 정도였습니다. 이것이 그나마 자유로 숨 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 신앙인들은 극도로 제한된 공간을 최대로 선용하는 남다른 지혜와 용기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당시 일제 경시청은 “새벽에 예배당에 와서 무릎을 꿇고 독립을 위해 큰 소리로 기도하는 자들을 요주의 경계하며 보고”하라는 지침을 순사들에게 내렸다는 기록이 밝혀진 바 있습니다. 새벽기도는 영혼 구원을 갈망하는 기도이며 동시에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갈구하는 마음의 독립운동이었습니다. 새벽기도는 살아있는 “정치적 기도”였습니다. 기도하는 심령에 하늘나라가 임하여 힘을 주시기를 기원하고, “하나님의 정치”를 갈구하는 살아있는 신앙고백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격언이 이해가 갑니다.

3.1운동이 일어나기 전부터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1907년의 “대부흥운동”에 동참하면서 개개인의 영혼구원과 독립을 통한 민족구원의 두 바퀴를 동시에 굴리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는 (눅 17:21) 주님의 말씀을 새겨들었고, 특히 “그 나라를 오게 하여 주시며, 그 뜻이 하늘에서 이루심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주십시오.”(마태복음 6:10)라는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를 늘 용감하게 고백하며 살았습니다. 3.1운동 당시에 전체 인구의 1.5% 내외에 불과했던 기독교 신자들이 앞장서서 3.1운동에 나섰고, 체포 구금된 기독교인들의 숫자가 전체 수감자의 20% 내외를 차지했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합니다. 기도의 영성과 행동하는 신앙의 결합입니다. 그 중심에는 이 땅에 이루실 “하나님의 나라” 희망이 자리합니다.

하나님의 나라 성취를 꿈꾸는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 땅의 자주독립과 상생 평화라는 목표를 향하여 화해 협력의 거보를 디뎠습니다.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으나 산중종교로 쇠락한 불자들, 당대 현실에서 숫자상 기독교인들 숫자의 열 배를 넘는 세력이었던 민족종교인 천도교 지도자들과 힘을 합하여 3.1운동에 기꺼이 나섰습니다. 종교적 교리와 체제가 서로 다르고 섞일 수 없이 차이가 있기에 ‘종교혼합’이나 ‘종교연합’이 아닌 전혀 다른 새로운 길을 택했습니다. 그것은 곧 조국의 자주독립과 자유를 위한 “종교인들의 협력과 일치”의 대장정을 기독교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어 출범했습니다.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독립선언 33인 지도자들 가운데서 절반(16인)이 기독교 지도자들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합니다. 이 3.1운동 속에 하나님이 임재하셔서 개개인의 영혼이 구원의 방주에 초대받고 동시에 우리 민족이 자주독립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온 민족구원의 원대한 하나님의 계획에 동참하는 축복을 누리게 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선교”의 한 모습임을 우리는 감격과 기쁨으로 맞습니다.

오늘 우리는 3.1절을 기념하면서 먼저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베푸신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지나간 세월의 은혜에 감사할 뿐만 아니라, 다가올 미래에도 베푸실 은혜를 앞당겨 맛보며 그 길을 준비하며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앙고백으로 준비합시다. 첫째의 고백은 이것입니다. 우리는 사나 죽으나 하나님의 “진리” 안에 거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진리는 인간이 만든 특정한 이념도, 사상도, 체제도 아닙니다. 일본제국이 강요했던 식민지배는 역사의 진리가 아닌 사기극이었습니다. 강요당했던 신사참배는 이 사기극의 극치였습니다. 거짓된 우상숭배의 괴물이었습니다. 신륜에도 거슬릴 뿐만 아니라 인륜에도 어긋납니다. 식민통치의 멍에를 경험한 우리는 다시는 어떤 종류의 거짓된 말도, 거짓된 체제도 거부해야 합니다. 오로지 천상천하의 유일한 “진리”에 근본을 두어야 합니다. 자유라는 역사적 사건으로 경험되는 이 진리는 죽은 “무엇”이 아니라, 바로 살아있는 “누구”이고, 바로 이 분이 만드시는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그분이 누구신가요?

요한복음 본문이 말하는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가 주님으로 믿고 의지하는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의 몸을 입으신 하나님” 이십니다. 성육신 신앙의 진리입니다. 성육신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나라의 “선포자”인 동시에 하나님 나라의 “화신”이십니다.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계시면, 그곳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계시지 않으면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가 우리들의 “교회” 안에 계시면 그곳이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리스도가 우리의 교회 안에 계시지 않으면 우리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사는 공동체는 아닙니다. 그냥 기독교란 이름의 종교단체일 뿐입니다. 타락했던 교회를 질타하며 종교개혁을 부르짖었던 중세기 말 당시의 깨어있던 사람들이 외쳤습니다: “교회 안에 그리스도는 안 계시다!” 그리스도가 안 계신 교회에는 생명을 살리는 진리가 거할 자리가 없고, 오히려 “죽음에 이르는 병”(키엘케고르)이 지배하며, 거짓과 부패가 넘실댑니다. 성직이 매관매직의 인기품목이었고, 면죄부가 거대 사기행각의 촉매제 역할을 했었습니다. 이런 중세교회의 모습은 지금도 항상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사회가 교회를 염려한다는 쓴웃음 속에 우리 모두의 생명의 “진리”이신 그리스도는 또다시 골고다 언덕으로 십자가를 지고 가십니다. 오늘의 교회가 진정으로 하나님의 진리를 올바로 “선포하고” 동시에 “몸으로 사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삶의 모습이 바로 세상을 안 썩게 하는 “소금”으로 사는 교회의 모습이고, 동시에 세상에 희망의 “빛”으로 사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삶”이 곧 그리스도께서 몸소 보이시고 실행하신 “하나님의 선교”의 참모습입니다. 바로 이런 모습으로 개혁하고 전진하는 교회공동체가 3.1운동을 진정으로 기념하는 공동체일 것입니다.

두 번째 우리의 고백은 이것입니다. 진리는 반드시 “자유”를 이루어 냅니다. 우리가 식민지 종살이에서 해방되는 광복의 기쁨이 없었던들 3.1운동이 내세웠던 자유의 외침은 한낱 거짓된 울부짖음이었을 것이고 부질없는 환상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3.1운동 이후 한 세기를 살아온 지금 우리는 엄청난 해방과 자유의 은총을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해방의 감격을 만끽했지만, 외세에 의한 민족분단과 함께 같은 민족끼리 6.25 전쟁에 휘몰리기도 하고, 간난고초의 갖은 역사적 소용돌이를 겪어 오면서 우리는 몸소 교훈을 얻었습니다. 갈라디아서의 말씀을 들읍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굳게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갈라디아서 5:1) 이제 다시 결단합시다. 그동안 우리가 역사적으로 경험한 온갖 “종살이의 멍에”를 잊지 말고 기억합시다. 그리고 결단합시다. 다시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역사에서 종살이의 멍에는 어떤 경우에도 허용하지 않겠고, 이런 멍에를 어떤 다른 민족이나 공동체에도 부여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선조들이 3.1선언에서 밝힌 “상생과 평화”의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기어코 분단의 비극을 극복하고 한반도에서는 물론이고 주변의 동북아 지역에서도 진정한 상생과 평화의 공동체 구성에 진력하겠다는 각오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땅에 그리스도께서 기어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주실 것임을 우리가 앞장서 선포하고 동시에 우리가 이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하나님 나라의 축복을 앞당겨 받고 있습니다. 장황한 설명이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하나님이 우리를 들어 쓰시는 축복을 크게 받았습니다. 그 객관적인 증거 하나만 들면 이러합니다. 지난 2018년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3050 진영>의 7번째 회원국이 되었습니다. 일인당 3만불 소득과 인구 5천만 이상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자유민주 진영인 미국, 영국, 프랑스 3개국과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지만 재활에 성공한 독일, 일본, 이탈리아 3개국에 이은 쾌거입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사뭇 다릅니다. 식민지 억압통치에서 해방된 수많은 제3세계 민족과 국가들을 대표하여 희망의 등불로 자리매김하고,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노력으로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적 산업화로 현재 10위권에 오른 무역 대국으로 성장한 모범사례로 등장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각종 첨단 기술 문명의 선두주자로 오르면서 동시에 각양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탁월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또 코로나 펜데믹 퇴치의 방역은 물론 시민의 개방적이며 자발적인 참여에 이르기까지 선두영역을 질주하면서 위용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모습은 감히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세계의 구원을 위하여 우리를 들어 쓰시려고 세우신 섭리라 믿고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나서야 합니다. 우리가 경험한 고난과 희망의 복음을 온 세계 만민들에게 가감 없이 전하고 도움의 손길을 펼쳐야 합니다. 세계 각 곳의 6.25 참전 용사들을 찾아 감사를 전하는 온정과 함께 일상에서 “일용할 양식, 자유, 민주, 평화, 정의, 행복”을 추구하는 모든 백성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진정한 교류와 협력을 통하여 전하고 도와야 합니다.

갈라디아서는 이어서 또 하나의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 자유를 육체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구실로 삼지 말고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갈라디아서 5:13) 자유는 사랑으로 섬기라고 주신 은총이요 축복입니다. 사랑을 베푸는 자유, 자유로 섬기며 베푸는 사랑, 이것이 참된 자유의 축복입니다. 십자가에서 보이신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를 죄와 사망의 종살이 멍에에서 벗어나 자유인이 되게 하셨습니다. 죄와 사망이 죽고 인간과 세계는 새로운 피조물로 부활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의 은총을 받은 자유인이 되어 서로 사랑하며 자유인의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바로 이러한 자유와 사랑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합니다. 비록 지금은 우리 한국의 교회가 아쉽게도 “세상이 교회를 염려한다”는 비통한 현실을 마주 보고 살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모습은 당연히 개혁하고 새로 거듭나야 할 대상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합니다. 가능성과 창의성이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저력이고 특기입니다. 우리 한국의 교회와 교인들이 지난 시절의 3.1운동을 진취적으로 이끌면서 민족에게 해방의 복음을, 세계 공동체에는 평화의 복음을 선포하고 상생과 화해의 세상, 곧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잉태하고 열매 맺으시는 하나님의 나라 비전을 용감하게 선포하고 실천에 옮겨 살았듯이, 오늘날의 새 시대를 맞아 함께 손잡고 다시 나서야 합니다. 그리스도에게 임하신 하나님의 나라를 한국 땅의 온 백성에게 정직하게 선포하고 성실하게 그 나라의 화신으로 살아가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적어도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에서는 한국교회가 이 일을 위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고, 동북아를 비롯하여 진정으로 “자유”와 “사랑”에 목말라 하는 온 세상의 사람들에게 복된 소식을 전하고 솔선수범하며 살라고 보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결행에 나서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오고 있는 새로운 3.1운동을 다시 만들어 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땅 끝까지 이르러 ‘나’의 증인”으로 삼겠다고 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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