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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은퇴 목회자의 건강과 복지 - 김경원 목사
한복협  2022-05-30 13:34:01, 조회 : 76, 추천 : 15

                                            은퇴 후 삶을 이야기한다





                                                                                             김 경 원 목사
                                                                           (한복협 자문위원, 서현교회 원로)





시작하는 말

  은퇴 후의 삶을 이야기하자면 은퇴하신지 좀 오래 되신 분이 다양한 경험을 나눌 수 있겠는데 ‘나는 은퇴한지 이제 5년 차의 짧은 사람이 이런 주제로 이야기한다는 것이 좀 아니다 싶으나 회장님이 오히려 짧은 경험이 좋겠다는 말씀에 순종하여 이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주제는 무슨 심오한 신학이론이나 목회에 관련된 깊이있는 학술적인 것도 아니고 또 이래야 한다는 성경적 원리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옳고 그름의 내용이 아니라 사람마다 다르고 교회나 시대 상황에 따라서 다른 경험과 주장이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의 짧은 은퇴생활과 또는 주변 동료들과 선배 은퇴자에게서 들은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나 자신의 목회경력을 말씀드립니다. 1971년 신학대학원에 입학하여 그해 9월 서현교회에 교육전도사로 사역을 처음 시작했고 신대원 졸업 즈음에 1973년 12월 대구서문교회 부교역자로 강도사, 부목사를 했습니다. 그 후 1976년 나이 29살에 진주 성남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여 3년 2개월 사역하고 1979년 11월 서현교회로 와서 38년간 목회 후 2017년 12월 원로 목사로 은퇴를 했습니다. 교육전도사부터 47년 목회한 셈입니다.

은퇴예배 답사 순서에서 두 가지 단어로 요약을 했습니다.
하나는 ‘은혜’요 다른 하나는 ‘감사’입니다.
바울의 고백과 같이 우리의 모든 삶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입니다.
더욱이 목사가 된 영광스러움을 하나님께서 주셨고 또 부족하지만 목회자 47년, 한 교회에서 38년(전도사 2년 합하면 40년)을 사역했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아니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큰 은혜를 주셨으니 마감하는 시간 감사할 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먼저는 하나님께, 그리고 못난 목사와 함께 한 성도들, 그리고 동역자들, 목회의 짐을 함께 지고 온 가족들 모두에게 감사할 것 밖에 없었습니다.

은퇴는 아름다운 것입니다. 지금은 보편화되었지만 처음 목사 시무 정년제가 될 때는 엄청난 반발과 충격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정년은퇴제도가 없는 교단도 있고 정년 나이가 다양하기도 합니다. 소위 100세 시대라고 해서 정년제 폐지 내지 연장 논의가 있기도 합니다.
필자의 소견에는 물론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70쯤 되면 지성이 약해지고 체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70세가 적정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은퇴 - 사역 끝냄이 시원한가? 섭섭한가?

  보통 은퇴 전후에 제일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어떤 분은 ‘시원하다. 또는 섭섭하다.’입니다. 그러나 가장 많은 대답은 시원섭섭하다는 것 같습니다. 나는 시원했습니다. 목회자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목회로 영광스런 사역이지만 무거운 것입니다.
섭섭하다는 반응은 대체로 타의에 의해서, 의욕이나 건강이나 다 좋아서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교회 사정으로 사역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최근 후배 목사님 한분이 은퇴를 앞두고 있어서 같은 질문을 하니 “섭섭하지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아직 정년은 나이가 좀더 남았는데 교회에서 은퇴로 종용해서 마지못해서 그만둔다는 것입니다.
  나는 교단 법적으로 하면 2년 더 할 수 있지만 조금 당겨서 은퇴를 했습니다. 물론 65세에 은퇴하시는 분은 있습니다. 개인사정 따라 다를 수 있겠지요. 본인의 입장에서는 정년을 꽉 채우기 보다는 교회에서 더 하실 수 있는데 왜 그만두시는가? 라는 분위기에서 자의로 1-2년정도 일찍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흔히 나이가 들면 외로워진다고 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주변의 가깝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관심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현역 사역 때 그리도 많던 찾아오는 사람들, 걸려오는 전화가 점점 적어집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퇴 전에 교회와 갈등이 생기면 배신 당했다는 아픔을 토로하게 됩니다.
  섭섭병을 방지하려면 미리 마음 정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먼저 섬겨온 교회를 내 교회라는 의식을 버려야 합니다. 철저히 하나님의 교회요 일정기간 나에게 맡기셔서 사역하게 하셨고 그 기간이 다 되어 물러나며 그 바톤을 다음 사역자에게 하나님께서 넘겨주라고 하신 것이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미안하지만 내 교회의식을 가진 목회자들이 간혹 있습니다.(개척하여 온갖 애정을 쏟은 경우 더 그런 것 같아서 한편으로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40년 가까이 섬겼으니 어찌 애정이 없겠으며 젖을 떼는 아픔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본인은 은퇴 전에 오랜 시간 기도하면서 마음을 정리하고 다 내려 놓았습니다. 그래서 흔히 느끼는 섭섭함은 없었습니다. 마라톤 선수들이 완주 후에 느끼는 그 기쁨과 감사가 있었을 뿐입니다.
은퇴 후에 주변의 친구 목사들이 섭섭함을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젖을 떼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어떤 분은 아예 안보고, 안듣고, 말 안하는 3무(無)의 원칙을 세우고 교회를 떠나 선교지로 가기도 합니다.(듣고 보면 섭섭한 감정이 생긴다고) 여기서 은퇴 후에 섬겼던 교회를 출석할 것인가의 문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은 한때는 교회를 떠나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떠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은퇴목사가 나가서 몇 명이 모이는 작은 목회자 교회를 만들기도 합니다. 사실 다른 교회 출석하면 그 교회 목사님이 부담을 느끼고 나오지 말라 하기도 합니다.(같은 교단일 경우 더 그렇습니다.) 다른 분은 출석해야 한다는 등 의견이 다양합니다. 결론은 그 목사와 그 교회 형편 따라 할 일이지 무슨 성경적 원리는 없습니다. 때로 은퇴 전 교회와의 갈등 때문에 은퇴 후에 출석을 하지 말라는 야박한 주문을 하는 교회도 있는데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은퇴 후 출석 여부는 본인이 결정할 일인 것 같습니다.
  본인의 경우, 후임 목사님이 위임 후 첫 주 예배시 설교 전 광고를 하시면서 “여러분에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좋으시면 아멘 해 주십시오. 첫째, 원로 목사님 특별한 사정이 없으시면 매주 본 교회 출석하시기를 원합니다. 성도들이 아멘, 박수를 쳤습니다. 다음으로 한 달에 한번 주일 설교를 해주시기 원합니다. 성도들이 또 아멘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사전에 나에게 한마디 상의나 귀띔도 없이 일방적으로 했습니다. 얼떨떨하면서 솔직히 말해서 후임 목사님께 감사했고 성도들에게 감사했습니다. 그 후 본 교회 출석을 하고 있으며 은퇴 후 2년간은 매월 설교를 했습니다. 그러나 2년 후에는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하지 않기로 하고 특별한 일이 있어서 담임 목사님의 부탁이 있을 때 도와드리는 설교를 합니다.

후임이 잘해야 나의 목회가 제대로 된 것이다.

  본인의 원로 추대 예배시에 존경하는 덕수교회 원로목사님이신 손인웅 목사님께서 축사를 해 주셨습니다. 지금도 강하게 기억이 됩니다. “김목사님 목회 잘하시고 원로 되시는데 진짜 목회 잘하신 결과는 후임 목사님이 목회에 성공하시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보통 자기 사역을 성공적(?)으로 잘 끝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아닙니다. 후임의 사역이 성공적이라야 원로가 사역을 제대로 한 것이 됩니다.
  은퇴 목사님들은 다 같이 섬겼던 교회의 평안과 부흥을 위해서 기도하고 또 후임 목사님 사역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여기서 은퇴 목사님들이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대로 교회에 대한 인식-내 교회, 그리고 내가 사역해왔던 방식을 절대화하고 후임이 그대로 유지 계승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벗어날 경우, 어떤 변화를 시도할 경우에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목회를 간섭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교회 안에 이 문제 때문에 후임 목사의 사역이 어려워지고 전임과 후임의 갈등이 생기고 교회가 시험에 들고 심지어 분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위 원로목사 가라사대가 당회에서 나오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을 세워주는 것은 어렵고 무너뜨리는 것은 쉽습니다. 원로가 자칫 잘못 생각하여 후임을 비판하고 간섭하여 갈등 유발로 무너뜨려서 되겠는가?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후임이 교회를 맡자마자 전임의 역사 지우기를 하는 경우이다. 주보며, 강단이며 보이는 것도 바꿔버리고 전임의 모든 역사를 부인하고 심지어 강단에서 전임을 비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성도들이 갈라지고 교회가 시험에 들기도 합니다. 성급하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속도 조절이 필요할 뿐입니다.
  감사하게도 본인은 후임 목사님이 너무 잘하셔서 일체의 섭섭함이 없고 오히려 힘든 사역을 하시는 것이 안쓰럽고 그저 위해서 기도하고 격려하고 있습니다. 본인과 너무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교회도 원로 목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늘 나타냅니다. 주일 예배시에 대표기도 하시는 장로님은 원로목사에 대한 기도를 빼지 않습니다. 수요일 권사님들의 기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사할 뿐입니다.

은퇴 후 사역은?

  일반 직장인들은 은퇴가 목회자보다 빠릅니다. 55-65세 사이에 다 은퇴를 하지만 목사의 경우 보통 70세이고 더 많은 교단도 있습니다. 요즘은 70세 전에 은퇴하는 목회자도 있습니다. 은퇴-그냥 해오던 목회사역에서 떠나는 것입니다. 그 후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분들은 은퇴-Retire로 타이어를 바꿔 끼고 다시 달리는 것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특별한 경우 외에는 은퇴 후에 할 일이 없습니다.
  본인의 경우는 은퇴 후 2가지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은퇴 전에 잘 알고 지내던 군목 출신 목사님의 제안으로 군선교-대대교회를 섬기는 선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군목이 270명 정도여서 연대까지 군목이 있고 대대에는 군목이 없습니다. 대대에는 민간인 군선교사들이 사역을 하는데 군대에서는 일체 지원이 없다고 합니다. 병사들의 대부분은 대대에서 근무를 하는데, 군인교회 약 1,000곳 중에 대대교회가 약 700여 곳이 됩니다. 이들을 지원하고 돕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군선교 단체를 만들어 현재 90여 곳 교회들을 재정 지원하고 있습니다. 월 1회 위문하고 기도회를 가지고 군선교 세미나를 열기도 합니다. 둘째는 목회할 때는 관심을 못 가졌던 미자립 개척 교회들을 매월 방문하여 함께 예배하고 설교도 합니다.
  은퇴 후에 이런 사역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큰 은혜요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퇴했다고 모든 것을 그만 두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운동도, 취미 생활의 개발도 참 좋습니다. 그리고 은퇴 후 어른으로서 후배들에게 본이 되고 격려하는 사역, 그리고 은퇴 후에 삶이 그리스도인의 향기로 나타내는 삶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늘 합니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영성관리(말씀과 기도, 예배 등)에 소홀해서도 안될 것 같습니다. 그 외에 은퇴 후 건강관리나 재정관리, 가정관리 등의 중요한 것들이 있으나 이것은 이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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