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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4. 종교개혁의 모토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이해 - 박종화 목사
한복협  2017-04-14 12:13:29, 조회 : 846, 추천 : 134

                                                               종교개혁 신학: “믿음만”(sola fide)

                                                                


  
                                                                                                                                               박 종 화 목사
                                                                                                                    (한복협 중앙위원, 경동교회 원로)





1. 왜 그리고 어떻게 해서 “만”(sola)인가?

- 종교개혁의 기치는 이러하다: 인간은 “오직 믿음으로”(sola fide)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함을 받는다(로마서 1:17). 믿음은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고, “오직 그리스도”(solus Christus)가 죄지은 인간을 구원에 이르게 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일은 “오직 은혜”(sola gratia)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이 일을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이 생생하게 증언해 준다. 성경은 의롭게 하는 믿음,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생명, 말씀선포와 신학, 이 모두의 원천이요 기준이다.

- 이미 “만”은 단 하나가 아니다. 배타적인 하나가 아니다. 묶음 속의 “만”이다. 인간의 몸은 하나이다. 몸을 구성하는 지체는 여럿이다. 하지만 여럿의 하나하나는 독자적이다. 머리, 코, 입, 귀, 심장, 폐, 위, 모두가 몸을 구성하는 여럿이지만 각자는 유일한 하나뿐이다. “머리만”, “심장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몸을 “유기체”라 한다. 종교개혁의 sola는 “유기체적 오직”이라 할 수 있다. 각자는 유일무이 하지만 합하여 몸을 이루는 소위 “다양성 속의 하나” 또는 “소통하는 만”이라 할 것이다.

- 그런데 여기서 sola는 먼저 의롭지 못함에 대한 “no”를 선언한다. 예컨대 인간의 공로나 업적으로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의롭지 못함”(예: 면죄부 판매, 성직 매관매직 등을 통해 나타난 맘몬신앙)에 종지부를 찍고, 하나님의 은혜로 주시는 “믿음만”이 구원에 이른다고 선언한다. 인간이 구원의 주역이 됨으로써 믿음도 파기하고, 은혜도 짓밟고, 그리스도도 내쫓고, 성경도 무시한 결과를 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종교개혁이 운동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런 결연한 “만”이 필요했었다. : “믿음만, 은혜만, 성경만, 그리스도만.”

2. “믿음만”의 적극적 의미는 무엇인가?

- “믿음만”은 “의로운” 행함에 대해서는 당연히 “yes”를 선언한다. 그것이 “행함이 있는 믿음”(fide cum opere)이다. 루터는 이것을 구체적으로 믿음이 주는 선물인 “자유”를 통하여 설명한다.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관하여>(Von der Freiheit eines Christenmenschen, 1920년11월: 라틴어와 독일어 동시출간)에서 “그리스도인은 (인간 내면에서 곧 믿음에서는) 모든 것 위에 있는 자유로운 주인이며 누구에게도 속박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은(인간 외면으로, 곧 행함에 있어서는) 모든 것을 섬기는 종이며 누구에게도 복종한다.”고 쓰고 있다. 이것은 “그리스도에게서 자유”를 얻었으니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말 것과 자유를 욕망충족의 구실로 삼지 말고 “사랑으로 종노릇하는데 쓰라”(갈라디아 5:1, 13)는 말씀의 해석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믿는 자”는 하나님의 은혜로 온갖 죄악의 종살이에서 해방 받는 “자유인”(의인화)이 되게 하고, 자유를 얻은 사람은 “사랑으로 섬기는”(성화), 곧 하나님의 의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 믿음 “만”을 소통으로 보지 않고 배타성으로 파악하여 일종의 “신앙절대주의”에 빠져서 믿음의 실천인 “신앙윤리”를 무시하는 경향은 종교개혁이 말하는 sola fide에 대한 반역이다. “신앙”생활은 잘하면서도 “생활”신앙이 동반되지 않으면 그것은 위선적 신앙이다.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성을 잃고 있는 원인은 바로 실천 없는 신앙, 생활 없는 신앙, 윤리 없는 신앙 때문이라고 본다. 실천, 생활, 윤리를 통 털어 “사랑”이라 말하고 싶다. 따라서 믿음이 인간의 작품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라 한다면, 사랑도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사랑이신 하나님”(요일4:8,16)이시기 때문이다.

- “개인적인 믿음”이 개개인을 구원에 이르게 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개개인만이 아니라 온 세상도 구원하신다. 이 일을 위해 믿는 자들을 세상에 증인으로 보내심은 개인적인 믿음이 있는 자들로 하여금 “공공의 믿음”을 지녀 사회와 세상을 구원하는 일에 동참케 하시기 위함이다. “의롭다 함”을 받는 자는 개개인이요 동시에 세상도 포함된다. 따라서 정치를 의롭게, 경제를 의롭게, 사회를 의롭게, 교육을 의롭게, 일터를 의롭게 해야 한다. 믿으면 죄를 회개하고 의롭다함을 받듯이, 우리 사회도 하나님 앞에서 죄악을 회개하고 의롭다함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신앙인의 공공적 책임이요 사명이다. “믿음-회개-의롭게 됨”은 개개인과 세계 모두에 해당하는 복음이다.

- 성경말씀은 이러한 믿는 자들의 사명을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 했다. 소금의 진실은 십자가의 사랑에 있다. 스스로 녹아지는 방식으로 세상에 들어간다. 그리고 썩지 않게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상으로 변화시킨다. 소금은 십자가 사랑의 화신이고, 빛은 부활 신앙의 은총이다. 여기서 두 가지를 유념하자. 하나는 개개인이 직장과 사회생활 속에서 “믿음”을 소금과 빛으로 공적으로 보임으로 신앙인 모두가 “일터 속의 사제”가 되자는 것이다. 이것이 종교개혁이 말하는 “만인 사제직”의 현대적 표현일 것이다.  또 하나 신앙인들의 공동체인 “교회”가 세상 속에서 모범적인 “소금과 빛의 공동체”로 거듭나자는 것이다. 교회 안의 삶이 모두가 사제처럼, 모두가 십자가의 헌신과 부활의 희망의 화신으로 거듭나자는 것이다. 이것이 교회내적 만인사제직의 의미이다.

- “믿음”과 “말씀선포”의 관계이다. 믿음의 원천은 복음 곧 “Kerygma Iesou Christou”(로마서 16:25)이다. 이를 “예수 그리스도를 전파함”(개혁판) 또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선포”(표준 새 번역)라고 번역한다. 이 둘 다 예수 그리스도를 복음 선포의 내용 및 목표로 곧 “객체”로 본다. 당연하다. 하지만 또 하나의 측면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주체”가 되어 복음을 선포한다는 말이다. 믿는 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확신 있게 선포한다. 하지만 꼭 알아야 할 것은 믿는 자들이 선포하면, 그 선포 속에서 그리스도가 직접 말씀하신다는 사실이다. 그리스도가 선포하심을 우리가 선포한다는 말이다. 믿음은 사람의 것이지만, 그 믿음을 은혜로 주시고 말씀하시는 이는 그리스도이시라는 점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선포하심을 선포한다는 말이다. 복음에 대한 “확신”과 동시에 복음 앞에 서있는 “겸손”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복음의 전달자가 복음의 소유자인 양 오도함으로 불신, 타락, 부패, 오만이 온다. 이것이 바로 종교개혁이 일어난 근본이유이다. 필요하다고 공감하면 우리는 오늘날에도 “항상 개혁하는”(semper reformanda) 신앙인이요 동시에 신앙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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